공지사항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제목 “땅에 떨어지는 순간 가슴도 무너졌다” 숭례문 현판 구한 박성규 소방관 이름 관리자 일자 2008-02-14 21:07:07 내용 “땅에 떨어지는 순간 가슴도 무너졌다” 숭례문 현판 구한 박성규 소방관 '숭례문 화재 당시 현판을 구해낸 중부소방서 박성규 소방관(36·소방교)은 13일 “불길이 누각 전체로 번지고 물대포가 터지는 상황에서도 현판만은 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숭례문이 밖에서 아무리 물을 쏴대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구조라는 사실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화재 출동 당시 상황은. “(남대문에 불났다고 하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남대문시장인 줄 알았다. 국보 1호에 어떻게…. (출동하면서) 무전을 들으니까 숭례문에서 연기가 난다고 했다. 지난 10일 밤 숭례문 화재 당시 소방관이 손전등을 비춰 현판을 살펴보고 있다. 소방관들은 불길이 심상치 않자 급히 현판을 떼어냈으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뜨렸다. (강윤중기자) 등골이 오싹했다. 큰일났다 싶었다. ” -도착 당시 상황은 어땠나. “8시53분에 현장에 도착해 9시40분까지 한참 내부 진화 작업을 했다. 처음 도착해서는 현판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숭례문 자체가 중요했기 때문에. 밖으로 불길이 나오고 해서…. 10시40분쯤 외곽 작업을 하기 위해 나왔을 때 불길과 연기 속에 비로소 현판이 보였다. ” -현판을 떼내라는 지시가 있었나. “현판은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것 아니냐. 문화재의 중요성을 모르더라도 건물의 얼굴이다. 불길이 누각으로 번지고 열기가 느껴지는 와중에 이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동료와 상의해 현판을 구해야겠다고 지휘관에게 보고했다. ” -현판이 밑으로 떨어졌는데. “현판이 그렇게 무거운지 몰랐다. 크기는 커도 나무여서 작업하기 쉬울 줄 알았다. 굴절차 바스켓(사람이 타는 바구니)에서 현판 안전고리를 풀려고 하는 순간 건물 안쪽 벽재의 불길 때문인지 뒤에서 물을 쐈다. 현판 오른쪽 부분이 틀어지면서 균형을 잃고 현판 자체가 빠져나갔다. 힘으로 버텨보려고 했는데 굉장히 무거웠다. 떨어지는 순간 ‘아이쿠’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밑에 있는 사람이 다치거나 현판이 혹시 부서지면 어쩌나 걱정됐다. 확인해 보니 테두리가 약간 깨져 나갔다. 괜한 작업을 했나 싶기도 했다. 더 잘 했어야 되는데.” -초기 진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숭례문 구조나 건축물 재질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 밖에서 물을 쏴대도 물 한 방울 안 들어가는 그런 구조였다. 우리도 놀랐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봤더니 단순한 목재 건물이 아니었다. 숭례문의 구조가 특수해서 더 힘들었던 것이다. ” -소방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할 말이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만 보고 얘기하는 데 대해서는 마음이 아프다. 하루에 수십건의 항의전화가 걸려온다.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응원 전화는 단 한 통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