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제목 피뽑기 아르바이트를 아시나요’? 이름 관리자 일자 2005-02-23 14:39:31 내용 피뽑기 아르바이트를 아시나요’ 이달 중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중인 문모(28)씨는 최근 ‘생동성(생물학적 동등성)시험 피험자 모집’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2박3일동안 2차례 시험하고 사례비는 30만원 이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졸업한 뒤 집에다 손을 벌리는 게 불편했던 문씨는 귀가 솔깃했다. 지난해 2월에도 ‘피뽑기 아르바이트’로 불리는 이 시험에 참가해 26만원을 손쉽게 벌었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구미가 당겼다. 당시 문씨는 하룻동안 다른 피험자 20여명과 함께 약을 한알 먹은 뒤 30분 간격으로 9차례 체혈한 뒤, 이후 2시간마다 2번, 4시간에 1번 등 피를 뽑았다. 문씨는 “중노동도 아니고 하루에 그 정도 버는 아르바이트가 어딨겠냐”며 “구미는 당기지만 약물 시험에 자주 동원된다는 게 개운치 않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생동성 시험용 체혈이 최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인기를 끌면서 ‘피를 바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용할 이유가 없는 약을 먹는 것 자체가 몸에 해로울 수 있고 그 때문에 돈을 많이 주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생동성시험은 어떤 약이 기존 약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으로 주로 약 복용 후 혈액검사를 통해 신체 반응 등 해당 약의 효능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여개의 위탁전문업체(CRO)가 대부분 맡고 있으며 제약업체의 의뢰가 있으면 대학병원과 약대도 실시한다. 생동성을 인정받은 약품은 약사가 의사 처방약을 대신해 임의로 대체 조제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생동성을 인정받은 품목은 2001년 186건에서 2002년 231건, 2003년 490건, 2004년 1648건으로 해마다 급증 추세다. 이에 따라 생동성 시험 참가자들도 늘고 있다. 한 약대의 피험자 모집인인 이모(25)씨는 “경기 불황을 반영해서인지 요즘 들어 지원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험 지원자들에 대한 대한 관리가 전혀 안되는 데 있다. 식약청 규정상 생동성 시험을 위해 피를 뽑은 사람은 그로 부터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다시 시험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피험자의 정보를 미리 식약청에 알리지 않고 시험 결과가 나온 다음에 통보하도록 돼 있어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셈이다. 피험자가 체혈 사실이나 시점을 속이면 적합한 참가대상인지를 가려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생동성 시험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관에서 체혈할 경우는 관리가 되지만 다른 데서 주관하는 시험에 참가하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의대 교수는 “대학은 신중을 기하다 보니 시험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제약업체가 CRO에 맡기는 것을 선호하는데 임상시험 시설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병원에서도 할 수 있다”며 피험자로 나설때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